겨울철 털신을 신어도 발이 꽁꽁어는 진짜 이유, 혹시 '발에 땀'이 많지 않나요?
현직 신발 브랜드 팀장이 알려주는 양말 소재의 비밀(면 vs 울)과 혈액순환을 돕는 올바른 겨울 신발 고르는 법을 공개합니다.
11월 30일, 이제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12월의 추위가 시작됩니다.
이맘때가 되면 많은 분이 "저는 수족냉증이 너무 심해요"라며 두꺼운 수면 양말을 겹쳐 신고, 안쪽에 털이 복실복실한 방한화(Fur Boots)를 찾아 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남들보다 훨씬 따뜻하게 무장했는데도,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다 보면 발가락 끝이 잘려나갈 듯한 통증과 함께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경험 말이죠.
만약 여러분이 이런 경험이 있다면, 혹시 내가 추위를 타는 게 아니라 '발에 땀'이 많은 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현직 신발 기획자로서 말씀드리자면, 겨울철 동상의 주범은 외부의 찬 공기가 아니라 내 발에서 난 땀인 경우가 80% 이상입니다.
01. 따뜻하라고 신은 양말의 배신 (면 양말 vs 울 양말)
우리 발은 생각보다 많은 땀을 배출합니다.
하루에 종이컵 반 컵 분량의 땀이 난다고 하죠. 특히 두꺼운 신발 속에 갇혀 있으면 습도는 급격히 올라갑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가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신는 '순면 양말'은 땀을 흡수하는 능력은 좋지만, 머금고 있는 성질이 강합니다.
양말이 땀에 젖는 순간, 양말은 보온재가 아니라 '차가운 물수건'으로 돌변합니다.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20배나 높습니다.
즉, 젖은 양말을 신고 있는 것은 발에 찬물을 끼얹고 선풍기를 트는 것과 똑같습니다.
발의 체온을 순식간에 빼앗아가죠. 이를 '기화열 냉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철 야외 활동이나 발 시림이 심한 분들에게는 면 양말보다는 '울(Wool) 혼방 양말'이나 등산용 '쿨맥스 소재'를 강력 추천합니다.
이 소재들은 땀을 빠르게 밖으로 배출해서 발을 '뽀송뽀송(Dry)'한 상태로 유지해 줍니다.
보온의 핵심은 '두께'가 아니라 '건조함'입니다.
02. 신발 끈, 꽉 조이면 더 춥습니다
추운 날씨엔 찬 바람이 들어올까 봐 신발 끈을 꽉 조이거나, 두꺼운 양말을 신으려고 일부러 딱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발을 더 춥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우리 몸의 난로는 '혈액순환'입니다.
심장에서 보내진 따뜻한 피가 발가락 끝까지 돌아야 발이 따뜻해집니다.
그런데 신발이 발을 꽉 조이면 혈관이 눌려 피가 통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발은 급속도로 차가워집니다.
또한, 신발과 발 사이에는 어느 정도 '공기층'이 있어야 보온 효과가 생깁니다.
패딩 점퍼가 따뜻한 이유도 털 사이사이에 공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겨울 신발을 고를 때는 평소보다 5mm 정도 여유 있게(반 업) 신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발가락이 안에서 꼼지락거릴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어야, 공기층도 생기고 혈액순환도 원활해져 훨씬 따뜻합니다.
03. 신발 전문가의 '깔창(Insole)' 팁
마지막으로 꿀팁 하나 더!
신발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깔창'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운동화에 들어있는 얇은 깔창 대신, 겨울용 '단열 깔창'이나 '양털 깔창'을 다이소에서 천 원 주고 사서 깔아보세요.
신발 바닥(Outsole)을 통해 전해지는 지면의 냉기를 한 번 더 차단해 주어 체감 온도가 2~3도 이상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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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발끝부터 챙기세요
새로운 달의 시작부터 발이 시리고 꽁꽁 얼면 하루 종일 컨디션이 저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저녁, 내일 신을 신발을 미리 꺼내두고 확인해 보세요.
양말: 땀 배출이 잘 되는 소재인가?
사이즈: 발을 너무 꽉 조이지는 않는가?
건조: 어제 신어서 눅눅하진 않은가? (신문지 넣어두셨죠?)
발이 따뜻하면 온몸이 따뜻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하고 활기찬 12월의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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